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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쇼핑 사람 4명을 태우고 달 코앞까지 접근했다가 지구로 귀환할 미국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이르면 내년 2월 발사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정보다 2개월 앞당겨진 일정이다. 2027년 인간을 태우고 달에 착륙할 아르테미스 3호 발사 시점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스페이스닷컴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라키샤 호킨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탐사시스템 개발 부국장 대행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존슨우주센터에서 현지 언론과 만나 “아르테미스 2호가 이르면 내년 2월5일 발사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11월 아르테미스 1호가 무인 상태로 발사됐다가 지구로 귀환했다. 아르테미스 2호는 내년 4월 발사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일정이 두 달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을 NASA 고위 인사가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아르테미스 2호는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 영국, 일본 등 50여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달 개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환으로 발사될 유인 우주선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의 목적은 달에 유인 상주기지를 짓는 것이다. 기지를 거점으로 광물자원을 채취하고, 우주선 터미널을 건설하겠다는 얘기다.
아르테미스 2호에는 사람 4명이 탄다. 지구에서 38만㎞ 떨어진 달의 코앞, 즉 월면에서 6400~9600㎞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2호 임무 기간은 총 10일이다. 임무 중 각종 전자·통신 장치와 우주비행사 생존을 위한 기기 등의 정상 작동 여부를 살핀다.
아르테미스 2호 발사 일정이 당겨질 가능성이 커진 것은 아르테미스 1호 발사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예상보다 빨리 해결됐기 때문이다. 2022년 아르테미스 1호는 모든 임무를 마치고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우주선 외부의 열 차폐막이 예상보다 많이 손상되는 문제를 겪었다. 대기와의 마찰열을 견뎌야 하는 열 차폐막이 손상되면 우주선 내부에 탑승한 비행사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 NASA가 이를 해소할 적절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
아르테미스 2호 발사일이 실제 당겨진다면 아르테미스 3호 발사 시점도 함께 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아르테미스 3호는 사람을 월면에 착륙시키는 것이 임무다. 발사 예정일은 2027년 중반으로 잡혀 있다.
현재 달 개척과 관련해 미국은 중국의 거센 도전에도 직면하고 있다. 중국은 2030년 달 유인 착륙을 성공시키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모양새다. 향후 달 개척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미·중 간 각축전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저는 프란츠 카프카입니다. 프라하에서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고, 제 소설 하나쯤은 들어보셨으리라 믿습니다. 아마 <변신>은 아시겠지요. 다만 제가 생각하기엔, 당신에게는 오히려 <심판>의 풍경이 더 친숙하겠습니다. 그 끝의 외침 “개 같군”은 당신이 즐겨하는 표현과도 닮아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와 오랫동안 치열하게 불화했습니다. 사사건건 부딪쳤고, 삶의 중요한 길목에서 날카롭게 대립했습니다. 마흔 즈음, 뒤늦게 화해를 시도하려 했습니다만, 사람이 쉬운가요. 말로는 못하고 결국 한 통의 긴 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차마 직접 전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에게 전해달라 부탁했지요. 어머니는 그 편지를 남편에게 전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곧 세상을 떠났으니, 그 편지는 ‘부쳐지지 않은 편지’가 되었습니다.
그 편지를 오래 묵혀 두었는데, 이제 놀랍게도 당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문득 느꼈지요. 세상에, 나의 아버지가 다시 돌아온 것이 아닌가 하고. 그래서, 내가 비록 저세상에 있지만, 묵혔던 글을 꺼내어 당신께 보내드립니다. 제목은 그대로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몇가지 요점을 적어두겠습니다.
저는 언제나 당신을 두려워했습니다. 그 두려움은 어린 방 안의 그림자처럼 늘 따라다녔고, 지금도 제 마음을 짓눌러옵니다. 당신의 몸은 크게 보였고, 목소리는 공간을 넘어 세상을 흔들었지요. 그 앞에서 저는 늘 작아졌습니다. 작아짐이 마치 제 잘못인 양 느껴졌습니다.
당신은 유난히 규율을 강조하셨습니다. 식탁에서는 빵을 반듯하게 잘라야 하고, 바닥에 부스러기가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셨지요. 그런데 부스러기가 쌓여 있던 곳은 늘 당신의 자리였습니다. 당신이 강조한 질서는 오직 타인에게만 적용되었습니다.
그걸 알지 못한 저는 그 규율을 지키지 못할까 두려워하며 살았습니다. 빵을 삐뚤게 자르면, 포크를 잘못 쥐면, 당신의 눈빛은 늘 저를 죄인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신의 기준은 끝없이 높았고, 저는 결코 닿을 수 없었습니다. 그 앞에서 죄책감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습니다. 불평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러했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늦게나마 알려드릴 뿐입니다.
무도하고 시끄러운 당신,
당신의 재능은 넘쳤지만, 남을 모욕하는 능력이 유독 빛났지요. 그것을 당신은 솔직함이라 부르셨고, 많은 이들은 용기라 칭송했습니다. 고백건대, 제게는 단순한 폭력이었습니다. 모욕의 순간마다 저는 작아졌고, 제 말은 얼어붙었습니다. 침묵은 제 유일한 방어였지만 동시에 굴종이기도 했습니다.
한때, 당신의 신념을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강해야 한다는 것,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것,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그 신념은 모순이었지요. 강함은 약함을 가리기 위한 가면이었고, 질서는 당신 스스로에 의해 무너졌으며, 보호는 곧 거래로 바뀌었습니다. 사랑은 값이 매겨졌고, 충성은 계산의 단위가 되었습니다. 가족은 돌봄의 공동체가 아니라 권위를 확인하는 장치였습니다.
다시 위대해지자고 외치는 당신,
저는 오랫동안 제 자신을 탓했습니다. 당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제가 너무 약한 것은 아닌가 하고. 그러나 이제는 압니다. 당신의 과도한 목소리, 모순된 행위, 끊임없이 굴종을 요구하는 태도가 제 영혼을 짓눌렀다는 것을. 불일치는 곧 반역이었습니다.
당신은 가족과 나라를 위한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늘 흥정 대상이었습니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으로, 오늘의 충성이 내일의 배신으로 바뀌는 세계에서 우리는 결코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사랑은 말해졌지만, 언제나 조건부였습니다. 당신이 가장 싫어한다는 모순이라는 말, 당신의 일상이기도 했지요.
나는 나입니다. 나는 새장입니다. 오랫동안 당신의 목소리가 철창이 되어 나를 둘러쌌지만, 이제 새장이 문이 될 수 있음을 압니다. 감옥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 열릴 수 있는 문이라는 것을. 나는 문을 열고 다른 새를 기다립니다. 자유롭게 날아와 이 세계를 같이 열어젖힐 수 있는 새를.
당신과의 화해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불가능이 저를 해방합니다. 그 불화의 말은 나의 무기가 되었습니다. 당신의 빵 부스러기가 흩어진 마룻바닥을 다시 보게 된다면, 당신의 손가락이 나를 거칠게 가리킬 때면, 나는 포크를 들어 당신의 우그러진 입을 가리키며 말할 것입니다. 당신이 즐겨하던 바로 그 말, “개 같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법사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개최를 의결하면서 사전에 당 지도부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 지도부는 법사위원들에게 주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도 법사위원들의 드라이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3일 국회 원내대책회의 직후 “지도부와 사전에 상의는 안 됐고 법사위 차원에서 의결이 된 뒤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권향엽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당 지도부와 논의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법사위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긴급 청문회를 오는 30일 열기로 의결했다.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를 진행하던 도중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청문회 실시계획서와 증인·참고인 채택 건을 상정했고,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거수 표결로 가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법사위에서 청문회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예정대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권 대변인)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청문회 의결 직후 추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는 당 지도부와 상의한 뒤 결정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날 비공개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사위원들의 독자 행동에 당혹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행정처장, 우원식 의장에 사법개혁 의견 전달할 듯
사법부에 대한 여당의 메시지에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일 조 대법원장 사퇴론을 띄웠던 정 대표도 지난 20일 이후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서영교·부승찬 의원이 제기한 ‘회동설’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 전체의 동력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5일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의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야당과 실무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원내 지도부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법사위의 독자 행보를 보는 당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한 민주당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의원들이 강성 지지층을 대상으로 선명성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24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한다. 천 처장은 여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안과 관련해 사법부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의장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법원 측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며 “사법개혁 관련 국회 논의에 참여하도록 해달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 청문회와 관련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